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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대한민국

달고나와 뽑기가 학교 앞을 채웠던 시대

by 제제블로그 2026. 9. 6.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면 교문 앞에는 달콤한 설탕 냄새와 함께 아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달고나 노점이 있었습니다. 별과 우산 같은 모양을 깨뜨리지 않고 떼어내기 위해 친구들과 둘러앉아 조심스럽게 바늘을 움직이던 것도 그 시절의 놀이였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학교 앞 풍경은 달라졌지만, 달고나는 복고문화와 한류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 다시 알려졌습니다.

달고나와 뽑기가 학교 앞을 채웠던 시대
달고나와 뽑기가 학교 앞을 채웠던 시대

학교 앞에서 시작된 달고나와 뽑기의 추억

과거 학교 주변 골목에서는 작은 국자와 연탄불을 앞에 두고 달고나를 만들어 파는 노점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달고나는 설탕을 열에 녹인 뒤 소량의 탄산수소나트륨을 넣어 부풀려 만드는 간식입니다. 설탕이 녹으면서 갈색으로 변하고 여기에 소다가 더해지면 기포가 생기면서 부피가 커지고 특유의 가볍고 바삭한 식감이 만들어집니다. 지역과 세대에 따라 ‘달고나’, ‘뽑기’ 등 부르는 이름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특히 1960~80년대에는 오늘날처럼 어린이를 위한 간식과 프랜차이즈 매장이 다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앞의 작은 노점과 문방구가 어린이들의 중요한 소비공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은 하굣길에 용돈을 모아 달고나를 사 먹었고, 만드는 과정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는 것 자체도 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달고나가 인기를 얻은 데에는 비교적 단순한 재료와 즉석에서 만들어지는 특징도 있었습니다. 별도의 복잡한 조리시설 없이 설탕과 소다, 국자와 열원만으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작은 노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달콤한 냄새가 퍼지는 학교 앞 풍경은 당시 어린이들의 하굣길과 자연스럽게 연결됐습니다. 이처럼 달고나는 단순한 설탕 과자를 넘어 당시 학교 주변의 상권과 어린이들의 용돈 문화, 길거리 간식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음식입니다. 오늘날에는 쉽게 보기 어려워진 풍경이지만 한 세대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추억의 간식으로 남아 있습니다.

별과 우산 모양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던 뽑기 놀이

뽑기의 가장 독특한 점은 먹는 것에 작은 놀이가 결합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만드는 사람은 국자에서 녹인 설탕 반죽을 평평한 판 위에 올린 다음 눌러 납작하게 만들고, 굳기 전에 별이나 우산, 세모, 동그라미처럼 다양한 모양의 틀을 찍었습니다. 완성된 뽑기 가운데 새겨진 모양을 깨뜨리지 않고 분리해내는 것이 놀이의 핵심이었습니다. 도구로는 바늘이나 이쑤시개 등을 이용했습니다. 참가자는 새겨진 선을 따라 조금씩 긁거나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떼어냈습니다. 단순한 모양은 비교적 성공하기 쉬웠지만 선이 많고 복잡한 그림은 작은 실수에도 부러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모양이 찍히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성공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은 판매하는 곳마다 달랐습니다. 뽑기 한 개를 추가로 받거나 더 큰 크기의 뽑기에 도전할 기회를 주는 방식 등이 사용됐습니다. 일부 노점에서는 여러 단계의 모양을 준비해 성공할수록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하는 방식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전국 공통 규칙이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지역이나 판매자에 따라 놀이 방법과 보상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완성된 과자를 구입하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과자 하나를 앞에 놓고 친구들이 성공 여부를 지켜보거나 서로 방법을 알려주면서 자연스럽게 놀이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뽑기는 적은 비용으로 간식과 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었던 당시 어린이 문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학교 앞 추억에서 세계가 아는 달고나로

시간이 흐르면서 학교 주변의 모습과 어린이들이 간식을 구입하는 방식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도시정비와 도로환경 변화, 식품위생에 대한 기준 강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면서 길거리에서 즉석 간식을 판매하던 노점은 과거보다 줄어들었습니다. 그 자리를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매장, 다양한 가공식품이 채우면서 어린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간식의 종류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한동안 옛날 간식으로 기억되던 달고나는 복고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형태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전통시장이나 지역축제, 관광지에서는 직접 달고나를 만들어보거나 모양을 떼어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완성된 제품을 포장해 판매하거나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재료와 도구를 묶은 체험용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과거 어린이들의 일상적인 간식이 세대를 연결하는 추억의 콘텐츠로 변화한 것입니다. 달고나가 해외에 널리 알려지는 데에는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도 컸습니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에 달고나 모양을 깨뜨리지 않고 떼어내는 놀이가 등장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를 ‘Dalgona Candy’ 또는 ‘Dalgona Challenge’라고 부르며 직접 만들어보는 영상과 체험 콘텐츠가 확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달고나는 한국의 옛날 간식이라는 범위를 넘어 해외에서도 알아보는 한국문화 콘텐츠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과거 학교 앞에서 어린이들이 즐기던 소박한 놀이가 수십 년 뒤 온라인과 한류 콘텐츠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된 것입니다. 달고나의 변화는 오래된 생활문화도 시대에 따라 새로운 의미와 방식으로 다시 소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